
홈플러스가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매각을 통해 유입되는 신규 자금으로 바탕으로 채권을 상환하고 영업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다.
1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생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홈플러스 본사에서 채권단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보고서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 3월 4일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을 신청한 지 약 3개월여 만이다.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이르게 된 주요 원인으로 △고정비 성격의 원가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사업구조 △코로나19 팬데믹과 소매유통업의 온라인 전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 등 3가지를 꼽았다.
또한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2조5000억원, 청산가지는 약 3조7000억원으로 평가했다. 홈플러스가 사업을 지속하는 것보다 사업을 청산하는 것이 낫다는 의미다.
반면 조사위원 보고서와 달리 관리인은 청산가치보다 계속기업가치가 높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기업 회생 관리인은 홈플러스 공동대표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조주연 대표가 맡고 있다.
김 부회장과 조 대표는 조사위원 권고에 따라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오는 13일 법원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법원이 승인할 경우 내달 10일로 예정된 회생 계획안 제출 시기는 M&A 완료 후로 미뤄진다.
당초 홈플러스는 회생 개시 후 정상 영업에 집중하면서 M&A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바 있다. 현재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발란, 피자헛 등도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 중이다.
홈플러스는 “인가 전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인수 자금 형태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을 통해 채권단은 조기에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며 “홈플러스 영업 지속을 통해 직원들의 고용 안정은 물론 협력사도 안정을 되찾는 등 모든 부분에서 빠르게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