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가 첫 전기차 전용 모델 '에이스맨'을 국내에 선보였다. 100% 전동화 브랜드로 전환을 예고한 MINI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차다.
MINI 제품군에 처음 합류한 에이스맨은 기존 쿠퍼와 컨트리맨 사이에 위치하는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BMW그룹 5.5세대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했다. 전기차로만 개발된 최초의 MINI 에이스맨을 시승했다.


에이스맨은 MINI 특유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감성을 유지하면서 넓은 공간, 뛰어난 활용성을 갖췄다. 차체 크기는 길이 4085㎜, 높이 1515㎜로 일반 SUV보다 낮고 긴 비율로 날렵한 실루엣을 보여준다.
디자인은 기존 MINI와 달리 신선한 모습이다. 전면은 다각형 디자인의 헤드라이트, 하단에 세로선을 생략한 팔각형 그릴이 인상적이다. 측·후면에는 역동적인 휠 아치, 양쪽 끝이 도드라진 범퍼 디자인이 에이스맨만의 개성을 나타낸다. 헤드라이트와 리어라이트는 총 3가지 모드로 선택할 수 있는데, 운전자 취향에 맞춰 점등 모양을 변경할 수 있다.

간결함이 특징인 실내는 MINI 헤리티지와 현대적 감성을 녹여냈다.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 직물 소재로 제작한 대시보드는 에이스맨 전용 패턴 디자인으로 꾸몄다. 직물 스트랩을 적용한 3-스포크 스포츠 스티어링 휠, 클래식카 헤리티지를 반영한 아이코닉 MINI 토글 바 등으로 주요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차체 크기에 비해 실내 공간은 넓고 쾌적하다. 1열에 장착된 스포츠 시트는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플로팅 형태 암레스트 아래에는 센터 콘솔 박스를 배치하는 등 수납공간도 재치있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기본 300ℓ로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005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핵심 기능을 통합한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최신 운영체제로 독보적 디지털 경험 제공한다는 점은 MINI 전기차만의 강점이다. 실내 중앙에는 MINI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협업해 선보인 직경 240㎜ 원형 OLED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선명하고 생생한 화질과 신속한 반응성으로 마치 스마트폰을 다루듯 익숙하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달리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에이스맨은 E와 SE 등 2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다. 시승차인 SE 페이버드 트림은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m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경쾌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은 에이스맨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낮은 무게 중심과 역동성을 고려한 차체 설계에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가속을 보여준다. 정밀한 조향 반응은 기존 내연기관 MINI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고-카트(Go-Kart) 주행 감각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를 7.1초 만에 도달한다. 날렵한 반응 속도 덕분에 실제 체감되는 가속력은 더 빠르게 느껴진다.
배터리 용량이 크지 않아 최신 전기차와 비교해 주행거리는 다소 아쉽다. 54.2㎾h 배터리를 탑재한 에이스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WLTP 기준 405㎞, 국내 기준 312㎞다. 다만 효율을 나타내는 전비는 ㎾h당 5~5.7㎞ 수준으로 우수한 편이다. 급속 충전으로 배터리를 10~80%까지 충전하는 시간은 약 31분 소요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놓치지 않았다. 에이스맨 가격은 E 4970만원, SE 5800만원으로, 국고 보조금 306만원에 지자체별 보조금을 추가로 받아 구매할 수 있다. 에이스맨은 기본 트림 E부터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파킹 어시스턴트를 비롯해 헤드업 디스플레이, LED 헤드라이트,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모두 장착했다.


상위 트림 SE에는 스톱&고를 지원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어시스트 등을 더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를 추가했다. 앞좌석 전동 시트와 운전석 마사지 기능, 인테리어 카메라 등 고급 장비도 넣었다.
귀여운 디자인만 보고 MINI를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에이스맨 역시 전기차 시대에도 브랜드 고유의 '펀 드라이빙'을 강조하는 MINI의 철학을 잘 담아냈다. 장거리 주행보다 도심 위주의 단거리 주행이 많다면, 여기에 가족까지 함께 탈 수 있는 전기차를 원한다면 에이스맨의 구매 가치는 충분하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