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 급락…중동 리스크·연준 금리 발표 앞두고 투자심리 위축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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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발표를 앞둔 불안 심리 확산으로 일제히 급락했다.

18일 오후 3시 35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1.58% 하락한 10만5314달러를 기록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발생이 일어나기 전인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4%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이날 오전 3시경에는 10만3000달러대까지 떨어지며 급락세를 보였다.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도 동반 하락 중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전일보다 1.74% 하락한 25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는 모두 4% 가까이 하락해 각각 2.16달러, 147.77달러를 기록했다.

간밤 미국 상원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첫 연방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참여자 관심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매크로 변수에 더 쏠려 있는 분위기다.

이번 하락세는 전날 미국 증시 전반의 약세와 맞물려 나타났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0.70%), S&P500지수(-0.84%), 나스닥지수(-0.91%)를 비롯해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1.04%), 운송 업종 중심의 다우운송지수(-1.43%), 반도체 업황을 반영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0.83%)까지 일제히 하락했다.

군사적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당장은 제거하지 않겠지만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발언하며 중동 상황의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하비에르 로드리게스-알라르콘 XBTO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스라엘-이란 간 갈등 격화가 전반적인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자극하고 있으며 가상자산 역시 예외가 아니다”며 “향후 중동 상황이 악화된다면 추가 하락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피 3000선을 앞두고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1.89포인트(0.74%) 오른 2972.19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933.63으로 출발한 지수는 보합권을 오르내리다 소폭 반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20억원, 1306억원 규모의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방어했다. 개인은 432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779.73으로 전장 대비 4.08포인트(0.53%)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 하락 출발했지만 상승세로 전환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7.2원 오른 1379.9원으로 출발 이후 1370원대 초반에 안착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