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시설' 노린 이스라엘 공습… “농축시설 파괴, 방사능 오염”

이란 서아제르바이잔주 피란샤르에 있는 이란 핵 시설 위성 사진. 왼쪽은 공습 이전인 지난달 22일(현지 시각), 오른쪽은 공습 이후인 13일 모습. 사진=맥사 테크놀로지/AFP 연합뉴스
이란 서아제르바이잔주 피란샤르에 있는 이란 핵 시설 위성 사진. 왼쪽은 공습 이전인 지난달 22일(현지 시각), 오른쪽은 공습 이후인 13일 모습. 사진=맥사 테크놀로지/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겠다며 대규모 공습을 가해 이란의 핵시설 일부가 잿더미로 변했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군 정보부대 지휘하에 주요 시설을 공습했다”며 “공군 전투기 50대가 밤새 테헤란 상공을 비행하며 핵 프로젝트 관련 인프라와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이란 국방부 본부, 핵 프로젝트의 세판트 본부, 그리고 이란 정권이 핵 기록 보관소를 숨겨둔 표적 등 80여 곳을 표적으로 삼았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핵 위협에 대한 공격을 계속 강화해 핵심 무기 생산 능력과 구성 요소를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IDF)이 공개한 테헤란 핵시설 공습. 사진=이스라엘군(IDF) 엑스
이스라엘군(IDF)이 공개한 테헤란 핵시설 공습. 사진=이스라엘군(IDF) 엑스

이와 함께 이번 작전에 투입된 전투기와 전투기로 목표물에 공습을 가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작전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남쪽에 위치한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시설 일부가 손상됐다. 이란 핵 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시설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나탄즈에서는 시범 연료 농축 시설의 지상 부분과 전기 변전소가 피해를 입었다. 손상된 연료 농축 공장은 2003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우라늄을 최대 60% 순도로 농축했다. 무기에 사용되는 우라늄은 90%까지 농축한다.

14일(현지 시각) 이란 나탄즈 핵 시설 건물 일부가 공습으로 파괴된 모습. 사진=맥사 테크놀로지/AFP 연합뉴스
14일(현지 시각) 이란 나탄즈 핵 시설 건물 일부가 공습으로 파괴된 모습. 사진=맥사 테크놀로지/AFP 연합뉴스
14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건물 일부가 파괴된 모습. 사진=맥사 테크놀로지/로이터 연합뉴스
14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건물 일부가 파괴된 모습. 사진=맥사 테크놀로지/로이터 연합뉴스

민간 위성기업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1월 촬영한 위성 사진과 현재 사진을 비교하면 최소 두 개 시설이 완전히 파괴된 모습이다. 지하 부분에는 직접적인 손상이 없었지만, 전력 공급 중단으로 원심분리기도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

IAEA는 이번 공식으로 나탄즈 내부 시설에서 방사능 및 화학 오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방사능 오염은 적절한 조치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스파한에서 네 개의 주요 건물이 손상됐다. 이란 원자력기구는 해당 부지에서 창고에 화재가 발생한 정도에 그쳤다고 밝혔으나, 대규모 단지 내 건물 상당수가 파괴된 것이 확인됐다.

다만 베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기구 대변인은 이란이 공습에 대비해 시설 내 장비를 다른 곳으로 옮겼기 때문에 피해가 제한적으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서아제르바이잔주 피란샤르에 위치한 혁명수비대의 레이더 기지도 이번 공습으로 상당 부분 파괴된 것으로 분석됐다.

테헤란 서부에 위치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건물도 지붕이 날아가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번 공습으로 IRGC 수장인 호세인 살라미도 사망했다.

이 외에 고순도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포도우 연료 농축 공장, 이란 중부에 위치한 아라크 중수로는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아라크는 핵폭탄 제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은 현재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미사일로 공격하고 있다. 방공망이 작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물량 공세로 이스라엘 또한 인명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