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마라톤을 개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로봇 격투기 대회를 연다.

22일 중국중앙TV(CCTV) 등 중국 매체는 국영 미디어사인 중국중앙방송총국(CMG)이 주최하는 'CMG 세계 로봇 및 시리즈전'이 오는 25일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다고 보도했다.

이 대회는 시범과 경쟁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시범 부문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처럼 단체 또는 개인으로 격투기 기술을 시연하며, 경쟁 부문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돼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경쟁 부문에는 총 4개 팀(기업)이 참가한다. 로봇들은 실시간 조작을 통해 격투 경기를 벌인다. 참가 로봇들을 실제 격투기 선수의 동작 데이터를 학습해 스트레이트 펀치와 어퍼컷, 발차기 등 8가지 격투 기술을 익혔다.

중국 로봇 산업의 선도 기업인 유니트리 로보틱스도 참가할 예정이다. 유니트리는 앞서 영상을 통해 기술 연구 개발, 디버깅, 알고리즘 훈련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로봇은 샌드백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모습을 통해 펀치 실력을 자랑했다. 회사 측은 컨트롤러 외에 새로운 제어 모드 두 가지를 대회에서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주최측은 로봇을 내구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대회라고 설명했지만, 네티즌들은 “로봇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것 아니냐”, “안전 문제가 생길까 우려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로봇 시연에서도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키며 사람에게 달려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우려는 더 커졌다. 실제로 현지 일부 과학기술 블로거들도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지 않으면 심각한 윤리와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로봇의 공격 프로그램에 공격 대상 제한 등이 설정돼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로봇 축구대회와 농구대회도 함께 진행된다.

한편, 휴머노이드 로봇과 체화지능 기술 개발을 국책으로 추진하는 중국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참가하는 하프마라톤 대회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단거리 달리기, 크로스 컨트리, 축구, 농구, 댄스 대회 등 운동 대회를 통해 발전한 로봇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