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 타임워너 결별 후 감원 ‘태풍’

인터넷서비스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에 ‘구조조정’이라는 타임워너 결별 후폭풍이 분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AOL이 이번 주부터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며, 유럽사무소 몇 곳의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12일 전했다.

애초 자발적 퇴직신청을 통해 전체 인원의 3분의 1수준인 2300명을 감원하려 했으나 기대보다 지원자가 적어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트리샤 프림로즈 AOL 대변인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퇴직신청을 받아왔지만 애초 계획한 수준의 절반인 1100명만 퇴직을 신청한 상태”라며 “불가피하게 추가로 1200명을 감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발적 퇴직지원자에게는 직급에 따라 3∼9개월 월급과 수당 등이 퇴직금으로 지급되지만, 퇴직권고를 받는 사람들은 월급과 수당 1∼4개월치를 받게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AOL의 이 같은 감원은 지난해 12월 타임워너와의 결별에 따른 후유증 때문이다. AOL과 타임워너는 지난 2001년 인터넷 미디어와 콘텐츠 기업의 합병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합병했다. 하지만 기업 합병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주주 소송과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결국 지난해 말 결별했다.

AOL은 변하는 통신네트워크에 조기 적응하지 못해 수익성 악화가 지속됐다. AOL은 초기 전화 접속망에서는 최강자의 면모를 보였지만, 광대역통신망 시장 요구에 맞추지 못해 고객 수가 급격히 떨어졌다.

프림 로즈 AOL대변인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긴 안목으로 AOL을 다시 훌륭한 회사로 만들어 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